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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대학교육 혁신의 방향과 과제”
(2021년 대학혁신지원사업 공동성과포럼 기조강연)

충북대학교 이정미 교수

미래 사회의 변화와 역량

오늘은 특히 산업적인 측면에 국한하여 핵심적인 키워드를 중심으로, 대학이 어떤 변화를 겪게 되었는지, 또한 대학이 주목해야 할 점이 무엇인지 시사점을 얻고자 합니다.

미래 사회의 변화 중 첫 번째 키워드“초지능”입니다. “초지능”이란, ‘인공지능’ 이상의 ‘인공지능’ 이라는 뜻입니다. 정해진 구조 속에서는 인공지능이 효율적이기 때문에, 이제 인간에게 정해진 틀을 넘어서서 새로운 구조를 만들어내는 “창의력”이 강력하게 요구되고 있습니다. 정답을 찾는 데에 주력하기 보다는, 새로운 접근을 가져오는 독창적인 질문을 하거나, 문제 설정을 하는 능력이 보다 중요해지게 됩니다. AI가 보편화 될수록, AI를 통해서 소통·활용하는 능력이 미래의 필수 교양이 되어야 하고, AI를 필요에 따라 적재적소에 활용할 줄 아는 능력필요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미래 사회의 변화 중 두 번째 키워드“초연결” 이라는 키워드입니다. ‘초연결’이란 사물과 사물, 사물과 사람 간 효율적으로 데이터를 공유하고 높은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연결을 의미합니다. ‘초연결 사회’에서는 어디에서든지 무엇이든지 연결이 될 수 있으므로, 인간은 스마트기기를 통해서 세상과 완벽하게 소통할 수 있게 되는데요, 이러한 인간의 형태를 ‘포노 사피엔스’ 또는 ‘디지털 노마드’라고 말합니다. 이렇게 디지털 기기를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시대에선 소통과 협력을 강조하고 공유와 네트워크를 활성화 하면서 창의성을 강조하는 대학교육으로 나아가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미래 사회의 변화 중 마지막 키워드“초융합” 이라는 키워드입니다. ‘초융합’은, 초연결 환경의 조성으로 이전에는 생각할 수 없었던 이종기술이나 산업끼리 결합하면서 융합 산업이 출현하게 된 것을 말합니다. 금융과 기술이 융합하여 핀테크를 만들고, 교육과 테크놀로지가 결합하여 에듀테크를 만든 것이 그 예가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초융합 현상’은 대학교육의 융복합 교육과 교수학습방법의 혁신, 학사구조 개편 현상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변화하는 미래 사회의 인재들에게 요구되는 역량은 바로 ‘소프트 스킬’(역량, 인성자질)입니다. ‘소프트 스킬’이란, 업무수행과 직접적 관련은 없지만,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 시키는 정성적, 무형적 지식을 말합니다. 세계 경제 포럼에서, 전 세계 글로벌 기업 인사 담당자들에게 기업 근로자가 갖추어야 할 핵심적인 기술이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복합적인 문제 해결 능력’, ‘비판적 사고력’, ‘창의력’, ‘인적자원 관리능력’, ‘협업능력’, ‘감성지능’, ‘서비스 지향성’의 10가지라고 답했습니다. 이는 모두 하드 스킬이 아닌, 소프트 스킬에 해당됩니다.

결론적으로, 이제 미래사회에서 요구하는 기술 중에서 소프트 스킬의 수요와 중요성은 날로 증가하고 있고, 대학에서 이런 소프트 스킬을 가진 인재양성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을 강력하게 시사하고 있습니다.

외국 대학의 혁신 사례

두 번째, 외국 대학의 혁신 사례를 살펴보면서, 오늘 강연의 주제를 도출해내고자 합니다. 저는 ‘애리조나 주립대학’의 대학 전체 혁신 사례를 중심으로 해서 시사점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애리조나 주립대학은 아이비리그와 차별화 하여, 지역 커뮤니티 전체를 교육시키겠다는 포용적인 대학 모델을 제시했습니다. 마이클 크로 총장은 대학 디자인팀을 조직하여, 총장 및 보직자 모두가 참여하여 대학 비전을 세우고, 대학 운영의 원칙과 목표를 정립하여 그에 맞는 추진 전략들을 수립해 나갔습니다. 가장 인상 깊은 부분은 리더십과 실무자 교육입니다. 애리조나 주립대학의 보직자가 되면, 6개월에서 1년 과정의 리더십 프로그램을 의무적으로 참여해야 된다고 합니다. 사실상 기업과는 다르게, 고등교육 기관의 행정·경영은 전문적인 경영인이 수행하지 않습니다. 보직을 맡아서 1·2년 업무를 진행하고 순환되는 구조이기에, 행정·경영의 노하우나 전략들은 인수인계가 되기 어렵고, 노하우의 축적은 더욱 어렵습니다. 따라서 보직자들이, 스킬과 노하우, 전문성들을 제대로 습득하지 못한 채 대학 경영에 참여하는 경우가 많고, 대학 혁신을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다음은 애리조나 주립대학의 학사구조 및 교육체계의 혁신에 대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10여년에 걸친 학과 통폐합입니다. 70여개의 학과를 폐지하고, 30개의 융합 학과를 신설했는데요, 예를 들자면 지질학과 천문학을 통합하여 지구·우주탐사학과를 신설하거나, 생물학+인류학+사회학+지질학을 통합하여 인간진화·사회변화학과를 만든 것입니다. 애리조나 주립대학이 흔히 알려진 것처럼, 빅데이터 기반으로 학생 성공을 훌륭하게 지원했다는 것이 혁신 성공의 주원인이 아니라, 실질적인 학생 성공 지원의 기반이 될 수 있는 학과 구조, 학사 구조를 혁신적으로 변화시켰다는 데에 주원인이 있지 않나 말씀 드립니다. 다음은 잘 알려진 AI 기반 학습지원, 맞춤형 적응형 학습인 Adaptive Learning입니다. 수학 등 12개 기초과목에 AI 기반 학습 모델을 적용해서 학생의 강점 및 약점을 파악하고 학습 방법을 제시해서 중도탈락률을 16%에서 7%로 낮추었고, C학점 이상의 비율을 77%에서 94%으로 올렸다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두 번째 외국 대학 혁신 사례로 스탠포드 대학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스탠포드 대학은 Stanford 2025 라는 혁신 비전을 발표 했는데요, 그 내용은 “Axis Flip”이라고 해서, 현장과 동떨어진 현재 대학의 교육과정의 축을 완전히 뒤집어서, 실무적인 역량 자체를 강조하는 교육과정으로 전반적인 교체를 한 것이 특징입니다. 그것이 가능한 이유는, ‘디자인 thinking’ 이라는 교수학습모델 덕분입니다. 이는 혁신적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보고, 해결하면서 생각을 디자인하는 교육을 통해 융합형 인재를 양성하는 게 특징입니다.
제가 이보다 더 강조하고 싶은 점은, ‘개방형 순환대학’(Open Loop University)입니다. 이는 학사 4년 과정과 석사 2년 과정을 통합하여, 6년의 학제동안 자유롭게 캠퍼스와 직장을 오가며 수업을 들을 수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이 과정에선 직장 경험과 학술 연구 간의 자유로운 연계가 가능합니다. 평가는 정통적인 학점이수의 방식이 아니라 학생 개인이 습득한 기술과 능력의 조합으로 평가합니다. 매우 간 학문적이고 교차 학문적으로 전공에 대한 접근이 가능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대학은 ‘미네르바 스쿨’입니다. 포브스는 “세상에서 가장 흥미롭고 중요한 고등교육기관” 이라고 미네르바 스쿨을 선정하였습니다. 가장 잘 알려진 것은 미네르바 스쿨의 “AI기반의 혁신적 교수법” 인데요, 자체적으로 개발한 툴을 활용하여 능동적 학습을 통해서 소크라테스 식 토론, 소그룹 토론, 역할극, 시뮬레이션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3D 시연을 통해서 과학적인 현상들을 시각적·물리적으로 학생들이 파악할 수 있도록 제공합니다. 그 외에도 다양한 툴을 활용하여 실시간으로 학생들과 상호작용하며 수업이 굉장히 다이나믹하고 입체적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대학 혁신의 방향 및 과제

지금부터는 이런 사례와 논의들을 통해서 그렇다면 우리가 앞으로 대학 혁신은 어떤 방향성을 가져야 하는가, 어떤 과제를 주목해야하는가를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첫 번째는, 대학혁신을 위한 대전제는 ‘파괴적 혁신’을 추구해야한다는 점입니다. 많은 전문가들의 공통적으로 이야기하는 점은 1주기 대학혁신지원사업 참여 대학의 프로그램들을 보았을 때, “과연 이것이 혁신적이라고 할 수 있는가?” 라는 질문입니다. 하지만 2주기 대학혁신지원사업은 이제는 기반 구축의 시기를 지나서, 획기적인 혁신을 도모해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혁신의 유형 중 ‘파괴적 혁신’이란 기존 시장의 질서를 파괴하고,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혁신을 말합니다. 이제 2주기 사업에는, 파괴적인 혁신의 방향성을 가지고 다른 대학들이 하지 않는 시도, 또는 현실을 타파할 수 있는 시도를 해야만 대학이 험난한 경쟁 속에서 생존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비교과 프로그램 중심에서 교양 및 전공 교육과정 중심으로 대학의 핵심적 교육활동이 혁신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제 2주기 사업부터는 교육과정의 질적 수준 향상을 위한 혁신을 도모해야 합니다. 역량중심의 교육과정이 안착을 해서 고도화되어야 할 것이며, 핵심역량의 측정을 넘어서서, 핵심역량으로 설정된 내용이 바로 교양과 전공수업이 실질적으로 연계될 수 있도록 교수설계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세 번째는, 디지털 전환시대에 대한 전방위적 대응을 본격화해야한다는 것입니다. 1주기 대학혁신지원사업 참여 대학은 원격교육에 대한 인프라 구축에 예산을 많이 투자하였습니다. 이제는 2주기 사업 때는 스마트 교육환경을 구축해야 할 것입니다. 이때 스마트 교육환경은 ‘학습자 맞춤형 학습환경 및 피드백 제공’, ‘AI 기반 개별화 학습’을 지원해야 하구요, ‘총괄적 교육 플랫폼’을 구축해야 됩니다. 블렌디드/하이브리드 교육을 실질적으로 추진하는, 즉, 강의환경이 교수자 중심 강의환경에서 학습자 중심 교육환경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네 번째는, 학사구조 개혁입니다. 2주기 사업에서는, 근본적으로 학사구조와 학사제도의 혁신이 광범위하게 이루어져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 포항공과대학교, 한동대학교의 경우에는 사립대학으로, 국립대학에 비해 학사구조와 학사제도의 변화가 클 것입니다. 이제는 미래사회의 변화와 요구되는 역량에 맞추어서 학사구조 개혁을 하지 않으면, 수 많은 대학의 경쟁 속에서 생존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결국은 학사구조와 학사제도를 혁신한다는 것은, 교수중심이 아닌 주제중심의 학사구조 개혁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다섯 번째는, 성과분석을 통한 대학 혁신 운영지원입니다. 이 부분은 많은 대학들이 대학혁신지원사업을 3년간 추진해오면서, 전문적인 성과관리 전담조직의 중요성을 굉장히 강조해왔고, 성과관리 전담조직을 형성하여 고도화시키는 작업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과정속 에서 많은 데이터들을 만들어내는데, 이제는 도출된 데이터들을 실질적인 대학교육의 정책적 의사결정에 지원해야 합니다. DATA Portrait를 통해 대학의 과거,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예측하는데 적극적으로 활용힐 수 있고, 대학 혁신의 운영 체계를 마련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대학 간 연계·공유의 활성화입니다. 대학 간의 연계·교류, 지역의 여러 기관들간의 교류 방식은 교류형, 공동체형, 통합형으로 다각적으로 추진될 수 있습니다. 2주기 대학혁신지원사업에서 대학 간의 연계·공유가 더욱 활성화되어야만 분명히 개별 대학뿐만 아니라 전체 대학의 더 많은 성과가 이루어질 수 있으리라 확신하여, 2주기에는 대학 간 연계·공유 프로그램 및 사업들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셔야 한다고 강조드립니다.

향후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 포항공과대학교, 한동대학교가 수행할 대학혁신지원사업 또는 자체적인 대학 혁신의 노력 속에서, 개별 대학의 노력과 혁신뿐만이 아니라 주변의 많은 대학들과 밀접한 연계와 공유, 협력을 통해서 더 많은 혁신 성과를 이루시길 기원합니다.